와이프Issue

옛연인의 기일을 챙기는 아내

9302 2020. 9. 15. 02:15

저는 결혼3년차 남자입니다. 아이디를 만들어 글을 씁니다. 

본론부터 말하자면 아내가 얼마전 아프다고 회사를 못 나갔고, 전 아픈 아내를 두고 가기 뭐해서 같이 휴가를 내어 간병을 해주려 했지만 아내가 원하지 않아 출근을 했습니다.

하지만 걱정이 되어서 반차를 내고 집으로 왔고, 집에 와보니 아내는 없었고 연락도 되지 않았습니다. 

아내는 제가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 집에 왔고, 전 어디에 갔다온 거냐고 물었지만 아무 대답도 듣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결혼 3년동안 그리고 연애 4년동안 항상 이맘때 아파서 못 만나거나 자신에게 휴가를 준다고 하루종일 연락이 안 되거나 했습니다. 

아내와는 평소에도 짬이 나면 연락을 자주 하고 하루종일 연락이 안되는 날은 없는데, 이맘때는 항상 하루종일 연락이 안 되었습니다. 7 년동안요. 

그래서 작년에 쓴 일기를 찾아보니 딱 작년 같은 날이 아내가 자신에게 휴가를 준다며 하루종일 연락이 안되던 날이었습니다. 

우연이라기에는 연락이 안되는 날이 7년동안 딱 이맘때여서 그리고 뭔가 다 같은 날이었던 것 같아서 이상했습니다. 

그래서 아내를 추궁하니 자기 옛연인의 기일이라네요..

하....제가 아내와 처음 사귀게 된 것도 제가 구애를 해서였고, 결혼을 하자고 설득했던 것도 저였습니다. 

아내와 사귀기전 지인으로 지낼 때, 인기가 많지만 누구와 만나지 않는 당시의 아내를 보며 누군가 있어서 그런거라고 짐작은 했습니다만 아직도 그럴 거라고는 생각 못 했습니다. 

사랑에 갑을을 따지는건 웃긴 일이지만 따지지면 제가 항상 을이었습니다. 

물론 아내가 그걸 이용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항상 뭔가 쫓기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말 사랑하지만 이제 죽은 사람에게까지 질투를 해야하나 싶은 이상한 생각이 듭니다. 

하하... 혹여 이맘때 힘들어하는 아내에게 짐이 될까 그만하라고는 말하지 못 했지만, 심적으로 제가 너무 힘이 듭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