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사는 결혼 15년차 40대 주부입니다
매일 판에 올라오는 수많은 사연들을 읽고서
안타까워하고 걱정할뿐 먼 이들의 이야기려니 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저에게도 시련이 닥쳐 왔습니다

저희 부부는 가진것은 없지만 남편도 저도 아이들도 나름대로 부지런히 열심히 정직하게 착실하게 살아왔다 생각합니다

그러던중 지인을 통해서 식품 가공 공장을 인수하게 되었습니다
공장을 인수하면서 많은 돈이 필요했고 그로인해 은행이며 가족들에게서 큰돈을 빌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1년...
인수하기 전부터 본 공장에서는 이름만 대면 다들 알만한 대형 업체에 납품하고 있었던터라 충분한 매출과 수익을 기대했건만
공장 인수와 동시에 기계 오작동으로 인해 제품에 문제가 발생하였고 그로 인해 저희 물건은 전량 폐기처분 하는 상황에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결국 대형업체에서는 계약종료를 통보해왔고
검수에 검수에 검수를 마치고 서울행을 기다리고 있던 저희 제품들은 공장 천장까지 쌓이게 되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1년여동안 공장 보수하고 관리하며 직원 급여까지...
매일같이 새벽 5시 출근하고 한밤중에 퇴근하던 남편은 몸도 마음도 지칠데로 지쳐버린 상황...

결국 파산 신청 결정하고 며칠후
귀가하지 않던 남편은 술에 많이 취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고 연신 미안하다 소리...아이들 잘 부탁한다며 거칠게 우는 소리뿐...

느낌이 좋지 않아서 울며 달래며 화내며 전화를 못끈게 하고서 공장으로 쫒아갔더니 언제부터였는지 번개탄이 다 타서 온통 검고 매케한 연기로 꽉 차 있었습니다
술에 취해 연기에 취해 몸도 가누지 못하는 남편을 공장 밖으로 끌어다 놓고 온갖 문을 다 열어도 그 뿌연 연기와 역한 냄새는 아직도 생생합니다
널부러진 남편 얼굴에 생수통을 들이붓고 억지로 물을 마시게 하고...
정말 저도 제정신은 아니었던것 같습니다
겨우 정신줄을 붙잡고 남편을 집으로 데리고 왔고 술에 취해선지 본인도 몹시 힘들었는지 곤히 잠들었고 저는 옆에서
밤새 지켜볼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열흘정도 지났습니다
매일같이 술이고 끊었던 담배도 하루에 두갑은 피우는듯 하고 말수도 없어지고 그 무엇도 하려하지 않습니다
혼자 술마시는 모습이 안쓰러워 말동무라도 해줄라치면
그냥 죽게 내버려두지 왜 살려뒀냐고 합니다
지금 상황이 누구보다도 이해가 되지만 어린 아이들을 생각하면 어쩜 저리 이기적일까 싶습니다

그래도 그래서 살아야함으로 저는 저희 제품을 지인들께 동네 길가에서 내다 팔기 시작했습니다
다들 만족해하는 모습들을 보며 저는 더 힘이 나려합니다
공장에 쌓여 있는 제품들을 보면 제가 내다 판다한들 표도 안나지만 당장 생활비라도 벌어야하는 상황이라 이 추위에 부지런을 떨어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손도 대지 말라고 꼴도 보기 싫다고 성화입니다
의욕충만했던 남편은 날이 갈수록 헬쑥해지고 무기력 해보이고
만사가 귀찮은듯 합니다

어쩌면 좋을까요?
아이들도 아직 어려서 제 손길이 많이 필요하고
노상에서 물건도 팔아야하니 남편까지 시시때때로 감시? 해야하나 싶어서 조금씩 힘이 부칩니다

저 ...
저희 남편...
우리 가족 ...잘살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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