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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 최악으로 만드네요 진짜(후기로 최악은 아니고 아랫단계로 내려온듯)
오늘 여섯시에 일 끝나서 소개팅을 했어요.
막내이모한테 받은거라 선과 소개팅의 중간정도 되는 입장이에요.
이모의 고객분의 아들이시란 소리만 듣고
나이와 회사 연락처만 들었습니다.
카톡으로 서로 이야기하고 만날 약속 정하고 만나기 전까지는 서로 괜찮았어요. 카톡프로필에 저는 제 얼굴과 제가 키우는 고양이사진을 같이 찍어서 올린 사진이고 상대는 다같이 어디 모임같은데서 찍은 사진같던데 누가 누군지는 모르고 나갔어요.
전 먼저 도착해있었고 카톡으로 계속 어떻게 입으셨냐 옷차림 같은걸 물어보시길래 도착하신줄 알고 전화를 하니 바로 전화벨이 울리신 분과 눈이 마주쳐서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하니 웃더라구요.
제가 눈이 높은건 아니지만 외모는 제 스타일은 아니셨어도 웃는 얼굴이 착해보여서 안심을 했어요.
만나기 전부터 본인이 말수가 없다. 내성적이다 하시길래 저는 말하는걸 좋아한다고 정 안되면 제가 토크쇼라도 진행해야겠다고 하면서 카톡으로는 그래도 분위기를 끌고 갔는데
만나보니 정말.... 생각해보니까 저는 인사를 건넸는데도 상대는 네. 네 하면서 웃기만 했던거 같네요.
그게 시작으로 모든 대답은 단답이었어요.
일단 카페에서 만난거라 앉아서 대화하는데
예를 들면
커피드세요? /아뇨
아 그럼 뭐 주스나 밀크티 이런것도 있고 디저트같은것도 있어요. 뭐 드실래요? /....
안 드시겠어요? /뭐.. 커피요.
커피 안드신다면서요? 괜찮으시겠어요? 잠못자는거 아니에요? /못먹는건 아니에요.
직장은 어디로 다니세요? /서울이요. (둘다 경기도 살고 저도 서울삼)
서울 어디요? /강남쪽에 있어요.
아 그렇구나 저는 어디어디라고 아세요? 블라블라 그쪽이인데 아세요? / 아네..
연초인데 신년계획 같은거 있으세요? 뭐 다이어트던 금연이던 올해는 이렇게 해봐야겠다 하는거 있잖아요?/ 작년처럼 살려구요.
작년은 어땠는데요? / 그냥 그랬어요...
지방에서 언제 올라오셨어요? /취직하고요.
아 네 그렇구나/ ......
계속 이런 식으로 제가 묻거나 저 혼자 얘기를 끌어가면 그냥 단답을 하거나 아니면 웃음으로 무마하거나 멀뚱멀뚱 밖에를 쳐다보기도 하구요.
아무래도 저희 막내이모와 상대방 부모가 아시는 입장이니 서로 알고 나왔을텐데 뭐 하나도 얘기를 끌어갈 의지도 없는거 같고
그냥 저는 제가 맘에 안드나 보다 하고 그냥 이런저런 얘기를 풀어놓는데 저마저도 얘기를 이어갈수 없는 분위기를 자꾸 만드시더라구요.
제가 다니는 직장은 이러이러한데 어떠시냐 그러니 사람 사는건 똑같죠. ㅇㅅㅇ....
옷 입으시는거 되게 센스돋게 입으시는거 같아요. 원래 정장스타일 좋아하시나봐요? 하니 네. 한마디....
점점점 사람 힘빠지게 만드는 단답말투에 지쳐서 저도 말이 없어지고 커피나 홀짝이고 있으니 본인 핸드폰을 꺼내는데 아이폰이더라구요. 저는 안드로이드만 써서 그래도 말이라도 또 걸어볼양으로
저는 안드로이드밖에 안 써봤는데 저도 아이폰 한번 써보고 싶긴 한데 많이 달라요? 결제나 뭐 그런거때문에 쓰기 불편하다던데?
하고 말을 꺼내니
"아뇨 편해요"
하더니 누구랑인지 카톡을 막 하더라구요.....
... 아 진짜 이 사람 내가 맘에 안드는가 보구나.
나도 딱히 상대가 맘에 들어서라기 보단 이모생각해서 예의지키려고 한거고 서로 맘이 아무리 안들어도 이건 아닌거 같아서
"바쁘신거 같은데 전 커피 다 마셨으니까 일어나시죠"
하고 주섬주섬 챙기니 아니라고 안 바쁘다는거에요. 바쁘지도 않은데 사람앞에서 누구랑 카톡을 그렇게 하시는지 모르겠다고 그냥 오늘은 이만하고 일어나시고 그냥 다음번에 기회되면 그때 보시자고 하고 나와버렸어요.
상대가 예의를 안 지키는데 30분동안 저 혼자 조잘조잘 대면서 어떻게든 대화를 하려고 노력하는데 계속 단답으로만 일관하면 저도 러케 해야 할지 모르겠고
아무리 내가 맘에 안들어도 그렇지 저렇게 서로 가족이 얽혀있는 이해관계에서 만난 소개팅인데 무례하게 하는 사람은 싫어서요.
나와서 이모한테 다다다다다 얘기하고 아무리 내가 맘에 안들어도 그렇지 너무 한다고 뭔 말을 걸어도 네 아니요. 그런 대답하는 사람하고 뭘 만나냐니 좀 사람이 숫기랑 말주변이 없다더라...
아니 그건 숫기가 없는게 아니라 걍 할말이 없어서 그런거라고 나랑 할말이 없는건데 뭔 숫기타령이냐고 화냈어요.
그러고나서 이모가 8시넘어서 전화온게
그 쪽은 니가 너무 맘에 들어서 그런다고 한번 더 만나보라네요.
맘에 드는 사람이 앉아있어서 너무 긴장되고 그래서 뭔 말을 해야 되나 하고 카톡으로 지 친구들한테 물어본거래요.
두번만 맘에 들었다간 묵언수행할 기새같다고 안만난다니
이모가 계속 자기 고객아들이라고 만나보라는거 나는 이모 고객 아닌냐고 빽 하고 끊었어요.
진짜 맘에 들었으면 본인이 내 연락처도 알겠다 저한테 연락해서 이러이러하다 라고 얘기라도 했으면 이해라도 했겠죠.
지 부모님한테 얘기하고 부모님이 이모한테 얘기한걸 보면 그냥 마마보인가 싶어요.
진짜 당황스러운 소개팅이에요.
다음날 답답이 후기입니다.
원래 어제 저녁에 10시넘어서 전화가 왔었는데 안 받았어요.
일부러는 아니고 머리 말리고 있어서요. 뭐 받으려면 받을수도 있었겠지만 잠잠하길래 잤더니 아침에 카톡소리에 깼네요
제가 참고로 포샵이나 먼 프로그램하는거이 약해서 그냥 캡쳐해서 제이름과 상대방 정보만 지우고 보이지 않을정도로 했어요.
보다가 또 이름 나오면 지우고 지우고 해서 좀 지저분 한데 감안해서 봐주세요. 제가 이런걸 잘 못하거든요.
상대방 이름이 나와서 빼고 마지막에 넣었습니다. 마지막 캡쳐는 고릴라나오는 캡쳐사진 위에로 보시면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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