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해서 확인하니 댓글이 너무 많이 달렸네요.ㅠㅠ

어제 퇴근할때까지 확인하다가 집에 가서 엄마랑 상의하고 너무 속상해서 울다가 잠들었다가 새벽에 깼는데 구남친한테  전화 하고 문자가 와있네요.

카톡이랑 전화는 차단하고 문자는 스팸처리 했는데 메세지는 스팸메세지함에 저장이 됐네요.

구구절절 긴 문자에 요지는 어머니가 많이 속상해 하신다고..

어머니는 정말 그런 의도가 아니었고 가족처럼 생각했는데 제가 너무 예비 시댁에 왕래를 안하려고 하는게 보여서 속성으로 친해지기 위해서 일부러 더 스스럼없이 대한거다.

남자들이 먼저 식사를 한 부분도 역시 식탁이 좁아서 다 같이 먹을 수 없는데다 빨리 먹고 여자들한테 비켜줘야해서 식사 속도가 빠른 남자들이 먼저 먹은거다.

애초에 손님으로 생각하지 않은건 어차피 상견례도 끝나고 이제 한식구 될껀데 내외할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에서 였다고..

그냥 구구절절 변명이네요.

그리고 저는 경상도 경상도 요새 말이 많았지만 남친하고 대화하면서 어머니 얘기를 간간히 들으면 늘 하던 얘기가 그거였어요.

남친 형 와이프가 시어머니 한분 정말 잘만났다고 정말 너~~~~~~무 너무 좋은 시어머니라고 그렇게 강조를 하신대요.

제가 결혼한다고 했을때 형 와이프한테 말했더니 다른건 몰라도 시어머니는 정말 괜찮으시고 좋으시다고 전해달라고까지 했었대요.

그래서 제가 너무 마음을 푹 놓고 있었나봅니다.

어머니도 어머니지만 결혼했다면 형님될 분도 보통이 아니고 그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3시간밖에 되지 않았지만 들어가는 순간부터 기빨리고 제가 뭘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화를 내고 생각할 겨를도 없어지는 바보가 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문제는 분명히 자각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여기서 엎으면 엄마얼굴에 먹칠하는거지 생각으로 꾹참았구요.

 사실 남친이 그렇게까지 저를 공감못하고 자기 가족 역성만 들줄은 상상도 못했고요 (이게 너무 비참합니다. 나는 남친에게 겨우 그정도인 사람이었다는게..늘 가족보다 내가 우선이라고 했었는데 이런 상황에 놓이니 그냥 너무 하찮은 취급이네요.)

겨우 이 정도의 사람을 동반자 감으로 생각했다는게 너무 웃기고요 1년 2개월간 추억들이 너무 아깝고 그렇게 알콩달콩 연애했던 다정했던 남친이 지금 이 남자가 맞는지 혼란스럽고 마음이 너무너무 아픕니다.

엄마가 불러서 좋게 타이르고 나서 서로 좋게 헤어지라고 하시는데 저는 아직도 저 사람한테 정이 남아있는 제 자신이 너무 화가 나네요.

그렇지만 저도 알것 같아요.

이런 결혼은 하면 결국 지금 남아있는 정도 뭐도 없이 원수처럼 이혼하게 될꺼란거.

그리고 이런 문제로 일요일에 점심도 펑크내고 자기 아들 맘고생 시킨 이미 예민하게 찍힌 아들 여친 결혼하면 뭐 잘해주겠어요?

이미 처음부터 어그러진 관계 다시 끼워 맞춘다고 해도..저만 이상한 여자 돼서 이혼하겠죠.

그쪽 어머니가 우리 헤어진거 알고 아들 힘들까봐 새벽에 속상해서 혼자 흐느껴 우신다고 하시는데...정말 제가 울고 싶네요.

엄마 말씀대로 경력 쌓아서 혼자 사는게 어떤지 생각해봐야겠어요.

이제 마음이 꽉 닫쳐버리고 사람도 무섭네요.

저는 세무회계법인에 근무중인데 세무공무원 자격증 시험을 병행하면서 근무중인데 제가 공무원이 됐다면 대우가 달라졌을까요?

남친은 우체국 계약직 청원경찰로 근무하고 급여는 제가 더 많이 받는걸로 알아요.

시부모님 인맥으로 결혼식 축의금 들어오는거 빼고는(이것도 시부모님이 가져가실꺼라고 미리 못박아두심..상견례때..) 다 저희 힘으로 하려고 했고 학교 졸업하고 군대까지 갔다와서 실제 경제활동한 기간이 3년도 채 되지 않는 남친에 비해 저는 6년째 근무중이고 엄마가 생활비도 안받으시고 결혼 자금 모아주셔서 아버지 돌아가실때 받은 제몫의 유산 조금과  모아놓은돈이 1억정도 있는걸로 지방에 아파트 전세 하나 얻어서 같이 시작하려고 햇는데요.

시부모님 사정도 빤히 알고 부담드리기 싫어서요.

상견례는 마쳤고 3월에 집 알아보면서 구체적으로 결혼 계획을 잡으려고 하고 있는데 코로나바이러스때문에 식을 미루고 그냥 집만 구해지면 같이 살다가 결혼하자 여기까지 진행돼서 예약을 취고하고 위약금을 물고 그런 상태는 아니에요.

제가 사는곳은 경상도 읍내고 남친집은 면단위 아주 시골이에요.

식장은 잡으려면 다음주로도 바로 잡을 수 있고 그래서  미리 예약안해놓은게 정말 다행이네요. 이와중에.

그래도 친구들은 다 알아요. 결혼한다는거..ㅠㅠ

좁은 동네라서 이제 뭐 거의 파혼녀되는거죠.뭐.

그리고 웃기게도 형님네가 시부모님한테 좀 너무 소홀하다고 남친이 늘 서운해해서 우리가 잘하자 마음으로는 정말 잘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남친은 그러대요.

니가 연애할때 나한테 부모님에 대해 했던 모든 말은 다 거짓말이고 허언이었다고.

그런 말이 진심이었다면 이런 일로 결혼 깨잔 소리는 안할꺼라고..

그리고 남친은 저랑 헤어지면 폐인될꺼고 정신병자 될꺼다 이런 소리를 해왔어요.

그게 저를 너무 사랑해서라고 제 멋대로 생각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사랑이 맞는건가 싶네요.

진짜 사랑했다면 이런 일에 이렇게 공감을 못하고 저만 버릇없고 까칠하고 못배워먹은 사람으로 몰아가진 않았겠죠.

엄마가 상견례까지 한사이니 끝을 내도 순서가 있다고 그쪽 어머니랑 만나신다고 하시는데 저는 그냥 이대로 다 끝나고 더이상 신경쓰고 싶지가 않네요.

엄마도 홀엄마고 집에 남자 형제도 없고 남자가 없어서 무시하는가보다 그러시대요.ㅠㅠ

엄마 혼자 저키우시느라 고생하셨는데 이런 걱정까지 끼쳐야하다니 제가 너무 미워요.ㅠㅠ

당분간 많이 괴롭고 마음 아프겠지만 공부했다 생각하고 극복해야겠어요.

얼굴도 모르는 저를 위해 같이 화내주시고 댓글 달아주신 많은 분들 감사해요.

남친은 참 제가 판하는거 너무 싫어했어요.

막상 판에 올라오는 글보면 남자들이 싫어할 글들도 없고 그냥 사람 사는 얘긴데..

판 링크 걸어주려다가 또 말길어질까봐 그냥 이대로 끝내기로 했어요.

돈이나 열심히 모으고 공부 계속해서 더 큰 사람이 되겠습니다.

누구누구의 아내가 아니고 그냥 내가 더 멋진 사람이 돼서 이런 무시 안받고 살아야겠어요.

 

 

 

 

평소 눈팅만 하던 29살입니다.

1년 2개월 교제한 동갑 남친과 5월에 결혼 계획을 잡고 있었어요..

예비 시부모님과는 상견례만 끝낸 사이고 아직 서로 불편한 사이에요.

상견례 마치고 남친 통해서 계속 주말마다 집으로 놀러와라 하시는데 솔직히 예비 시댁에 별다른 일도 없이 놀러가는것보단 남친이랑 밖에서 노는게 더 좋아서 오라는 얘기를 많이 하셨는데 안갔었어요.

근데 남친어머니께서 남친한테 토요일에 형님내외분이 예비 시댁에 오신다고 꼭 저희한테 인사하러 오라고 하셨어요.

저도 처음으로 예비 시댁 방문하는거라 좀 떨렸어요.

상견례 후 처음 뵙는거라 빈손으로 갈 수 없어서 한우 선물세트 30만원짜리 준비해서 갔어요.

당연히 점심 시간에 가는거라서 점심이 차려져 있을줄 알았어요.

보통 그러지 않나요?

저희 집에 남친이 올때마다 엄마가 (저희는 아버지 돌아가셔서 홀엄마세요.) 갈비찜, 잡채, 꽃게탕 등등 잔치음식으로 한상 가득 차렸었어요.

제가 도착한게 11시 반이었는데요.ㅠㅠ와 생각하니까 또 울컥 눈물나네요.

남친 어머니가 저를 보시자 마자 "황태찜 해줄께" 하시대요.

그래서 그러려니 했는데 형님이 그때 콩나물을 다듬고 있는거에요.

서로 인사 마치자 마자 어머니가 "너도 뻘쭘하니 있으니 좀 그렇제? 와서 같이 콩나물 다듬고 황태 좀 잘라라.크게 먹고싶음 크게 자르고 작게 먹고싶음 작게 자르고 알아서 해라.." 이러시는거에요.

좀 황당해서 남친을 봤더니 뭐가 문제냐는 식의 평온하고 미소띤 얼굴로 저를 주방에 두고 자기 형한테 가더라구요.

그래서 콩나물을 머리랑 꼬리 손질을 계속 했어요.

황태찜에 들어갈 황태는 얼마만한 크기로 잘라야 되는지 몰라서 형님도 모른다고 하고 어머니는 참기름이 떨어졌다고 참기름을 짜러 가셨고 예비 형님하고 둘이 그걸 잘라야 되는거에요.

"어머님이 한입 크기랬으니 이정도 하면 되겠죠?"하면서 샘플을 주길래 열심히 그 크기대로 잘랐어요.

근데 나중에 어머니 오시더니...저희가 한 가로 3cm 세로 4cm로 잘랐는데 이렇게 해놓으면 찜해놓으면 너무 작아서 먹을것도 없다 약간 화난 말투..그럴꺼면 참기름집 가시기 전에 맘대로 자르라고 하지 마시고 이정도로 자르라고 정확하게 말씀해주시지 싶었어요.ㅠㅠ

남친 형이 밥먹으면서 황태가 뭐 이렇게 작노? 이러니까 형님이 oo씨가(저) 이렇게 이쁘게 잘라놨으니 암말도 말고 먹어라 이러는거에요.ㅠㅠ

저는 형님이 자르라는 대로 잘랐는데...저한테 뒤집어 씌우는..졸지에 뭣도 모르면서 막 함부로 황태 손질한 사람이 된거죠 저는...

아아 그리고 식탁이 6인용이고 사람이 형님 딸까지 7명인데 남자들 3분 먼저 드리고 여자끼리 나중에 먹었어요.(형님하고 남친이 덩치가 좀 커서 식탁이 좁다는 이유로..)

일단 예비 시어머니 형님 저랑 같이 밥을 먹었는데 반찬이 황태찜하나 김치하나 김하나 이게 끝이었고 국도 없었구요.ㅠㅠ

그 와중에 형님하고 어머니는 대낮에 캔맥주를 한캔씩 하시더라구요.

점심 식사 끝낸게 2시이고 남친이랑 뮤지컬 예약이 4시로 되어있었는데 여기가 지방이라 뮤지컬 보려면 50분 정도 차로 이동해야되요.

근데 2시에 밥을 다 먹었는데 시어머니 가만히 계시고 형님도 가만히 계시는거에요.

남은 맥주를 홀짝 거리시면서 계속 수다 삼매경에 빠지셨는데 저는 모르는 분들 얘기였어요.

그래서 나보고 설거지를 하라는 건가? 싶어서 저도 처음 인사갔는데 뭐 그렇게까지 해야되나 오기가 생겨서 안하고 계속 앉아있었어요.

30분이 지나도..40분이 지나도..뮤지컬 시간에 맞추려면 출발해야하는 시간이 15분 남았는데 계속 아무도 뒷정리를 안하길래..너무 짜증나서 그냥 제가 설거지 했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둘이 설거지 잘한다느니 너는 동서 시집살이 하겠다느니 애가 동작이 빠르다면서 날렵하다는둥 뒤에서 그러고 있네요.

그리고 나서 어디 볼일 있다고 남친하고 나오는데 어머니왈 내일도 형님 있으니 또 점심 먹으러 와라 자주 봐야 정이들지 하시대요.

주말 이틀 내내 데이트 하려고 했는데...

남친 의견을 구하기 위해 얼굴을 봤더니 역시 생긋웃더니 내일도 오자는 식으로 작게 "오자"이러는거에요.

일단 뮤지컬을 보긴 했는데 머리에 들어오지도 않더군요.

뮤지컬보고 술먹으러 갔다가 뭐 이상한 점 없었냐고 사람이 처음 집에 갔는데 그때 재료 준비부터 해서 설거지 까지 내가했다고 형님은 자기가 시키는대로 했는데 내가 한걸로 몰아가더라고..

얘기를 꺼냈죠..그리고 대판 싸웠구요.

남친은 철저히 자기 가족 편만 들더군요.

오늘 오전에 카톡이 왔는데 자기 엄마한테 오자 마자 설거지랑 황태찜 손질 시킨거 뭐라고 했더니 시어머니왈 지가 우리 셋이 대화에 못껴서 설거지 한걸 왜 우리한테 그러냐? 지가 무슨 식구지 손님이냐? 예민하다 그러셨대요..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예비 시아버지만 처음 온 애한테 왜 설거지를 시키냐고 하셨대요.

그리고 처음에 식사하면서 남친 아버님이 같이 먹자고 빈말은 해주셨어요.

그리고 남친은 아무 자각이 없고 자기 어머니가 편하게 생각해서 그런거라고 정말 제 입장은 하나도 생각않고 무조건 어제 점심 먹으러 오라 햇는데 일방적으로 제가 싸우고 안갔다고 버릇없다고 그지랄이네요.

헤어지자고 통보해놓은 상태인데 기분이 정말 말로 표현이 안되게 거지같네요.

결혼 안하는게 맞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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