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혼했어요

이런날 이런때 엄마붙잡고 펑펑 울고싶은데

우리딸 잘했어. 라고 말해줄 엄마가 안계셔서요.

이곳에라도 글쓰고 위로 받고 싶어서요 .


전 고등학교때 엄마께서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병원근처도 못가보시고 길위에서 돌아가셨어요.

이 얘기는 아주 많은 상처예요.


따뜻한 엄마가 세상에서 나만 생각해주고 나를 위해

살아왔던 엄마가 한순간에 없어지는일.

생각만해도 눈물이 아직도 흐를 만큼 먹먹하죠...


우리엄마가 하늘에서 지켜보고계셨나봐요.

엄마때문에가 아닌 엄마덕에 파혼했어요.


상견례를 하는 날

떨리는 한정식을 먹는데

그 수모를 우리 아빠는 견디셨어요.


사돈어른이 잘 키워내셨겠지만

편부모니 걱정하는거 당연하지 않냐며

역겹게 가증스럽게 엄마의 사고를 꼬치꼬치 묻고

그동안 어떻게 자라왔는지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일장연설하시는 사람들 (예비시부모)


상견례한다고 백화점가서 산 아빠 새양복 어깨끝이

부들부들 떨리는 걸 보고 결심했어요


영화나 드라마에서 처럼 멋지고 쿨하게 얘기하진 못했지만

비참해서 아빠께 죄송해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못해서 얘길했지만

이결혼 못하겠어요 저도 상식없는 분들과 가족되기 싫습니다

라고 울부짖듯 얘길하고 일어섰지만

제 생에 가장 잘한일이 있다면 이일을 손꼽고 싶어요.



근데요...

참 마음이 아파요

5년의 긴 연애끝이 이렇게 구질구질하고

허무할 수 있단걸 비참할 수있단걸 처음 알았거든요.


아빠손잡고 그 자릴 빠져나오는데

집가는 택시안에서 아빠가 딱 한마디 미안하다고 하시는데

눈물을 참지못한건 불효였겠죠...


그냥 속상해서요

아무일없는듯이 시간은 흐르고

벌써 5일전 일인데 .. 아직도 생각하면 눈물이나요.


이젠 전남친이 되버린 그의 연락이 화가 나요.


오늘 퇴근하면 아빠랑 소주한잔 할건데

웃으면서 아무렇지않은 평소 내모습이였음 좋겠어요.

적어도 아빠앞에서는요.



별로 재밌지도 않은 우울한

제 얘길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얼른 털고 일어날 수 있게

응원해주실수 있나요? 힘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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